제주 현승준 교사 사망 추모 및 악성민원 해결 촉구 기자회견
서이초 사건 후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또 이어진 비극, 분노와 슬픔 커 -
실효성 있는 민원대응 대안 마련 및 민원 가해자에 대한 엄정한 법적 제재 필요 -
정당한 교육활동 중 발생한 희생, 순직 인정으로 교사 명예 지켜줘야 -
○ 일시 : 5월 30일(금) 오전 9시
○ 장소 : 국회 소통관
○ 주최: 교사노동조합연맹, 강경숙 국회의원실
○ 기자회견 순서

[기자회견문]
제주 현승준 교사 사망 추모,
악성 민원과 교사 순직 관련 교육당국은 당장 책임지라!
[강경숙 의원]
안녕하십니까?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입니다.
오늘 저는 교사노조연맹과 함께
5월 22일(목) 제주 한 중학교에서 사망한 고 현승준 선생님을 추모하며,
악성 민원과 교사 순직 관련 교육당국의 책임을 묻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함께 자리해주신 분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보미 교사노조연맹 위원장님 오셨습니다.
정수경 초등교사노조 위원장님 오셨습니다.
장은미 특수교사노조 위원장님 오셨습니다.
이강찬 전문상담교사노조 위원장님 오셨습니다.
손민정 강원교사노조 위원장님 오셨습니다.
송수연 경기교사노조 위원장님 오셨습니다.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님 오셨습니다.
김성경 인천교사노조 위원장님 오셨습니다.
원주현 중등교사노조 위원장님 오셨습니다.
먼저 회견문 낭독 후 유가족편지 낭독이 있겠습니다.
2023년, 우리는 서이초 선생님의 순직 이후,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수십만의 교사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그러나 채 2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또다시 한 제주도에서 한 중등교사가 같은 이유로 목숨을 끊어야 했습니다. 변하지 않은 현실 앞에서 우리는 다시금 분노와 슬픔을 느낍니다.
[이보미 위원장]
이제는 정부와 교육당국이 더 이상 말로만 하는 관심이 아닌,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교육부는 \'민원 대응팀을 운영 중’이라고 홍보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대부분의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여전히
민원 대응의 최전선에 홀로 방치돼 있습니다.
많은 교사들은 민원대응팀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명무실한 실태는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고인이 소속된 제주도교육청의 경우,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단 2건의 민원만 통합민원대응팀에서 처리했습니다.
법적 조치로 이어진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주말도 밤도 가리지 않고
문자·전화·SNS로 쏟아지는 민원을 교사 혼자가 감당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최종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전가되는 현재의 구조 속에서,
교사는 사생활도 침해당하고 과중한 감정노동도 떠안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비극도 마찬가지입니다.
고 현승준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교사였습니다. 늘 진심으로, 늘 열정으로 아이들을 대하던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헌신은, 악성 민원 앞에서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아이를 위해 건넨 조언 하나가 민원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개인 연락처로, 일과 시간 구분도 없이, 같은 내용의 민원이 계속해서 들어왔습니다.
이런 민원은 선생님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게 했습니다.
보호장비도, 방패도 없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그 모든 걸 홀로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가 오늘 우리가 마주한 이 끔찍한 현실입니다.
우리는 이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교사노조연맹은 강력히 요구합니다.
첫째,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하고 목숨까지 위협하는
\'악성 민원 가해자’에게 반드시 엄정한 법적 제재를 가해주십시오.
둘째, \'통합민원팀’과 \'학교 민원대응팀’을 실효성 있게 운영해
교사들이 민원 대응의 최전선에 내몰리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셋째, 사생활 침해 없이 \'학생·보호자와 연락할 수 있는 공식창구’를
시급히 마련해주십시오.
넷째, \'학교장이 교사를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책임’을 명시해주십시오.
교사 개인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를 즉시 개선해야 합니다.
다섯째, 이번 사건을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 중 발생한 희생으로 인정하고, 반드시 \'순직 처리’와 \'고인의 명예’를 지켜주십시오.
[강경숙 의원]
교사는 교육의 최전선에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이십니다.
그 헌신이 더는 악성민원과 교육당국의 무책임으로 짓밟혀서는 안 될일입니다.
목숨을 잃으면서까지 해야 하는 상황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입니까?
이제는 정부와 교육당국이 책임지고 나서야 할 때입니다.
다시 한번, 고 현승준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짐합니다.
교사가 교육자로서 존중받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교사의 권리와 생명이 지켜지는 학교,
아이들에게 안전한 배움터를 만드는 데 모든 힘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 5. 30.
[유가족 편지-원주현 중등교사노조 위원장]
유가족의 편지를 대독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승준 선생님의 아내입니다.
먼저 남편의 소식을 전해 듣고 도움의 손길과 위로를 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가족 모두를 대신해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지난 5월 22일부터 오늘까지 어떻게 시간이 흘러간지 모를 정도로 우리 가족에게는 많은 일들이 벌어졌고 이제야 주변을 살피고 남편의 지난 행적들을 정리하고 있네요.
장례 절차가 끝나고 남편의 물건들을 정리하며 남편으로만 알았던 부분 말고도 정말 많은 남편의 삶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집에서는 정말 착하고 성실하고 그저 열심히만 살았던, 자기를 위해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항상 학교와 학생들이 우선이었던 부분이 때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남편이 가는 길에 찾아와 주신 수많은 선생님들과 제자들의 모습에서 \'남편이 허투루 살지는 않았구나, 정말 20년의 교직 생활에 온 마음을 쏟았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렇게 보이지 않지만 주변에 많은 것을 남기고 간 남편, 현승준 선생님의 이야기가 너무 빨리 잊혀질까 두렵습니다.
서이초 사건이 2년이 지난 지금 학교 현장은 아직도 변한 게 없는 것 같네요. 남편은 집에서도 밤낮없이 학생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했고, 학부모님들과도 단톡방을 만들어 학생들의 진로와 교육 상담을 끊임없이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열정적인 사람도 악성 민원을 피할 길은 없었습니다. 학교에 나오지 않는 아이들 어떻게든 학교로 이끌어보려고 했던 노력은 악성 민원으로 돌아와 남편을 고통스럽게 했습니다. 남편의 억울함은 누가 풀어줄 수 있을까요.
단 하나 남편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현승준’이라는 명예로운 이름을 지켜주고 싶어요. 남아있는 두 아들, 딸에게도 자랑스러운 아빠의 이름을 남겨주고 싶습니다. 남은 가족들은 하루하루가 두렵고 또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남편이 떠나가면서 가르쳐준 세상에 대한 사랑을 베풀고 나누며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현승준 선생님, 유가족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