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제2차 부총리-현장교원과의 대화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모두 발언 공개(0922)
교원업무경감, 행정부서업무 경감이 아니라
수업시수 및 교무학사 업무 감축돼야 실효성 있어
- 고 무녀도초 교사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호소, 교원업무 과감한 축소 필요 -
- 교사노조 김용서 위원장 모두발언 ▲생활지도 고시의 수업방해 학생 분리조치에 필요한 실효성있는 행·재정적인 지원 ▲학교 내 직군별 업무표준화, 기준수업시수제 및 '기준수업시수 교사정원제’ 도입 ▲교무학사 전담교사제 도입 ▲불합리한 업무방식의 개선 ▲ 학교 지원 중심의 교육부·교육청 개편 요구 -
1. 오늘 9월 22일 오후,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부총리와 현장교원과의 대화가 있다. 이 자리는 교사노동조합연맹 김용서 위원장을 비롯해 현장교원 7명이 참여한다. 교육부는 이번 대화는 행정업무 경감 및 학교 자율성 강화를 위한 것이며, 교원 업무 경감 추진 및 학교 자율성 강화를 위한 행・재정지원체계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하였다.
2. 교사노동조합연맹(위원장 김용서, 교사노조)은 교사의 행정업무는 교사의 정체성을 흔들고 우리 교육의 질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므로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과제라고 판단한다. 안타까운 점은 지금 학교에서는 학교를 돕기 위해 등장한 생활지도 고시가 마련되었음에도 학칙 제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학생 분리에 대한 인력과 장소를 정해야 하지만 학교에는 그런 인력도 예산도 없기 때문이다. 정책과 현장의 괴리가 발생하면 학교는 더 많은 업무로 교육에 집중할 수 없다.
그동안 교육계에서 교사업무경감을 위해 행정실무사 배치, 공문총량제, 교육지원전담팀 운영, 보조인력 재배치, 관행문화개선, 현장체감형 학교업무 개선 등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사들은 수업이나 교육활동보다는 행정업무의 비율이 높다고 호소한다. 매번 업무경감 정책이 실패하는 이유는 업무경감 방안이 교실이 아닌 일반 행정부서 중심으로 논의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교육부가 교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 것은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며, 교육부의 과감한 결단을 통해 학교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있길 기대한다.
3. 교사노조연맹 김용서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생활지도 고시의 수업방해 학생 분리조치에 필요한 실효성있는 행·재정적인 지원 ▲학교 내 직군별 업무표준화, 기준수업시수제 및 '기준수업시수 교사정원제’ 도입 ▲교무학사 전담교사제 도입 ▲불합리한 업무방식의 개선 ▲ 학교 지원 중심의 교육부, 교육청 개편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교사노조는 9월 18일(월)부터 9월 21일(목)까지 4일간 유·초·중·고·특수 학급의 업무분석을 위해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자료를 교육부에 전달하고, 향후 이 자료를 바탕으로 교사 본질 업무 의견 수렴을 위한 별도의 자리를 요청할 계획이다.
4. 지난 8월 31일 고인이 되신 군산 무녀도초 선생님께서는 유서에 '모든 미래, 할 업무들이 다 두렵게 느껴진다',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너무 안 돼서 힘들다', '업무 능력, 인지 능력만 좀 올라왔으면 좋겠다,' '자존감이 0이 되어서 사람들과 대화도 잘못하겠다' 등 업무로 인한 정신적 고통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하신 사건이 있었다. 유능하다고 인정 받던 젊은 교사가 업무가 과도함에도 끊어내지 못하고 도리어 잘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다 못해 극단의 선택을 한 것이다. 교사노조는 교사의 정체성을 흔들고, 한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한계를 넘어 교사에게 끝도 없이 주어지는 행정업무의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고 보며 이를 위해서 교육부의 과감한 결정이 기다린다.
5.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일에 충분한 시간과 정성을 쏟을 수 있어야 교육의 질이 높아진다. 이런 측면에서 학교업무 경감 논의는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부응하기 위해 학교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른 과제이기도 하다. 이번 논의는 학교 업무경감을 통해 교사가 수업과 교육활동 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 여건을 도출하는 것이다. 학교 행정업무는 감소했으나 교사의 행정업무는 여전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대화를 통해 학생, 학부모, 교사, 우리 사회 모두가 원하는 교육 본질이 구현되고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중심을 두는 수업이 교실 안에서 구현되기를 바란다.
붙임 : 제2차 교사 대화 모두발언 (교사노동조합연맹 김용서 위원장)
2023. 9. 22.

제2차 교사 대화 모두발언
교사노동조합연맹 김용서 위원장
안녕하세요. 교사노조연맹 위원장 김용서입니다.
교사가 수업보다 행정업무에 파묻히게 될 때 학생의 성장과 배움을 돕는 본연의 역할에 소홀하게 돼 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그 피해는 온전히 학생에게 돌아갑니다.
애써 마련된 생활지도 고시가 9월에 시행되었지만 학교 현장에선 수업방해 학생 분리조치의 실행 문제를 두고 갈등이 불거지면서 고사 자체가 불청객이 되어 버린 느낌입니다. 왜 학교를 돕기 위해 고안된 새로운 정책이 시행될 때마다 학교는 업무증가와 새로운 갈등으로 몸살을 앓게 되는 걸까요?
교육부는 1979년 교원업무간소화지침 시행 이후, 45년간 수많은 학교 업무경감 정책을 시행해왔으나, 현장 교사들은 “매번 체감을 못한다”고 느낍니다. 왜 그럴까요? 교육의 본질을 돌아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교사노조연맹은 장관께서 말씀하신 대로 교사가 불필요한 업무를 하지 않고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말 실효성 있는 '근본적인 교원 업무경감’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을 마련하여 시행해줄 것을 제안합니다.
첫째, 생활지도 고시의 수업방해 학생 분리조치가 실효성 있게 시행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인 지원을 확실하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고시는 분리 운영의 방법과 절차를 학교별로 학칙으로 정해 운영토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는 공간도, 예산과 인력도 없어, 분리 학생을 어디에서 누가 지도할지를 두고 갈등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업무 가중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도인력 문제로 학칙 제정을 포기하는 학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분리조치는 법적 뒷받침이 없어 학부모의 제소하면 순식간에 무력화될 위험도 있습니다. 교육부는 조속히 분리조치를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공간과 인력이 확보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책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교사 업무를 표준화하고, 기준수업시수제를 도입하여, 기준수업시수를 기준으로 학교 교사정원을 배치하는 '기준수업시수 교사정원제임’를 과감하게 도입하여 주십시오. 학폭, 늘봄, 고교학점제, 과목별 생기부 기록, 나이스 등 새롭게 등장한 업무는 많지만 이를 교사가 감당해야 할 일인가에 대한 논의없이 교사의 수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업무를 고려하여 정원을 산정하고 교사들이 연구할 시간을 보장해야 수업의 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여러 과목을 개설하는 교사들에게 업무 폭탄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교사별로 적정한 업무시간과 수업시간이 배정되어야 교육의 질이 담보될 수 있습니다. 교사, 교감과 교장의 직무를 표준화해야 합니다. 학교 업무표준화와 기준수업 시수제를 도입하고 이를 기준으로 학교 교사정원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도입해 주십시오. 군산 무녀도초 교사의 사인과 관련한 군산 해경의 1차 발표는 '업무과다에 의한 스트레스’였습니다. 교감이 없는 5학급 이하의 학교는 교감의 직무를 교장이 맡도록 초·중등교육법 제20조 개정이 필요합니다. 교감의 직무와 교장의 직무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신설을 통해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하는 구조를 만들고 일하는 교감·교장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교무학사 전담교사제를 도입해 주십시오. 수많은 업무경감 방안들에 실효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교사들만이 할 수 있는 업무를 줄여주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교육과정과 교육활동에 관한 업무는 교사들만이 할 수 있습니다. 행정인력 추가 배치로는 이 교무학사 업무를 줄일 수 없습니다. 경험 있는 교사가 수업을 하지 않거나 최소한의 수업을 하면서 교무학사 업무만 처리할 수 있도록 교사 정원의 추가 배치가 필요합니다. 학생 수는 감소하지만 학교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역할의 증대로 교사에게 부여되는 교무학사 업무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교무학사 전담교사를 추가 증원 배치하여 실질적으로 교사들의 교무학사 업무를 경감하는 방안을 과감하게 추진해주십시오.
넷째, 구시대적인 업무방식의 개선도 필요합니다. 모든 교육정책이 현장 교사와의 대화를 통해 입안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지금 학교는 신세대 교원들이 이해할 수 없는 비효율적인 방식이 여기저기 남아 있습니다. 특히, 4세대 지능형 나이스가 구축되었으나 학교 현장 요구를 반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개선 작업도 더디기만 해서 교사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4세대 나이스의 불합리한 점들이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어야 합니다. 특히, 민원창구일원화 요구에 부합하도록 나이스가 구축되어 담임교사의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줄이고, 학생·학부모 등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여 학교와 소통의 도구로 활용되어야 합니다.
교육부는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수업이 변화할 수 있도록 교사에게 생애주기별 체계적 맞춤형 교원역량 함양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신세대 교사들은 연수를 통해서만 학습할 수 있는 교사들이 아닙니다. 도리어 연구 시간과 교육과정에 대한 권한, 재원을 주면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 답답한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실천가들입니다. 연수보다는 교사들이 연구를 통해 이 불합리한 업무방식을 개선하도록 지원하는 정책 시행이 더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부·교육청 주도의 정책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해주십시오. 그리고 교육청에 학교 현장 이해도가 높은 담당자로 학교지원 전담기구를 설치하여 단위학교 공동사무를 이관하여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줄 것을 제안합니다.
이번 2차 대화의 취지는 학교 업무경감을 통해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그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학교의 행정업무는 감소했으나 교사의 교무학사 업무는 여전하거나, 학생과 학부모는 교육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일이 더 이상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대화를 통해 학생, 학부모, 교사, 그리고 우리 사회 모두가 공감하는 교육 본질이 실현되어 학생은 다니고 싶고, 학부모는 보내고 싶고, 교사는 가르칠 보람이 있는 “다함께 행복한 학교”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